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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도공사 때문에 소가 죽었어요.

기사승인 2019.12.17  23:2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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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0대 농부 애절한 호소

“철도공사 때문에 태풍피해가 더 커져 소(牛)가 죽었는데 보상을 받을 길이 막막합니다.”

울진군 평해읍 월송리에서 한우를 키우고 있던 김종현(76)씨.

김 씨는 마을 뒤 농경지를 가로질러 시공되고 있는 철도공사 현장을 지나칠 때면 울화통이 터진다.

지난 10월 발생한 태풍 ‘미탁’이 내습해 왔을 때 축사가 물에 잠겨 키우던 소가 죽는 등 수천만 원의 재산상의 피해를 입었는데 그 원인이 논과 축사 인근에서 진행 중인 철도공사 때문이라고 여기고 있는 것.

철도공사를 위해 한국철도시설공단이 상당한 높이로 성토를 하면서 축사가 있는 김씨 소유의 논 동남쪽이 완전히 막혀 버렸다. 남서쪽은 산, 서북쪽은 도로로 그야말로 사방이 막힌 고립무원.

이처럼 김 씨의 논과 축사가 완전히 고립된데다 기존 농경지와도 분리되면서 범람한 하천의 물 빠짐을 방해해 침수피해를 키웠다는 것이다. 게다가 공사현장에서 흙더미마저 무너져 내리면서 그나마 있던 좁은 배수로마저 막아버려 상황이 더욱 악화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김 씨는 평해 월송리에서 120여평의 축사에 어미 소 11마리와 송아지 6마리 등 모두 17마리의 한우를 키워오다 이번 태풍에 어미 소가 2마리나 죽는 등 어처구니없는 일을 겪었다.

임신 8개월째인 어미 소 한 마리는 축사가 침수되면서 대피시키던 과정에서 죽었고, 태풍 이후 영덕 강구의 한 주민에게 팔았던 또 다른 어미 소 한 마리는 스트레스로 인해 죽었다는 게 김 씨의 주장이다.

김 씨는 축사가 침수됐어도 워낙 애지중지 키워오던 소들이라 처음에는 팔 생각이 없었다. 축사를 고치는 동안만 이웃집에 더부살이시킬 생각이었다. 하지만 그 불편한(?) 동거는 오래가지 못했다.

축사 보수에 적잖은 시일이 걸리는 데다 비용 또한 상당히 들어간다는 생각에 몇 날 며칠을 고민하다 끝내 모든 소를 팔기로 한 것.

하지만 급매로 나온 소들은 제대로 흥정이 되지 못했고, 뾰족한 대책이 없던 김 씨로서는 수천만 원의 손해를 보더라도 소를 팔 수밖에 없었다. 공교롭게도 그 과정에서 외상으로 거래한 일부 소 중에 영덕 강구에 팔려 나간 어미 소 한 마리가 또 죽어버렸다. 소를 사 간 주민은 소가 스트레스를 받아 죽었다며 사인을 김 씨의 귀책사유로 돌려 지금까지 대금을 지급하지 않고 있다.

이에 속앓이를 하던 김 씨는 철도 시공사 측에 사정을 얘기하고 손해를 보상해 달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시공사 측은 자신들의 잘못이 아니라는 입장을 완강히 밝혀왔다.

계속된 김 씨의 주장에 시공사와 관리공단 측이 원인 규명을 위해 전문기관에 용역을 의뢰하기로 했고, 최근에 용역사가 현장 실사를 펼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김 씨는 답답한 마음에 울진군청에도 자문을 구했다. 하지만 군청의 해답 역시 김 씨에게는 허탈 그 자체였다.

현행법상 축사 보상은 커녕 어미 소의 보상도 송아지 가격으로만 지원된다고 했다는 것이다.

“무지한 시골 농민은 어떻게 해야 합니까? 뻔한 사유로 소가 죽었고, 수천만 원의 재산상의 손해를 봤는데도 아무도 책임지는 기관이 없고... 정말 속이 터집니다.”

김 씨는 오늘도 긴 한숨을 내쉬며 허탈한 하루를 보내고 있다.

황이주 kga8316@hanmail.net

<저작권자 © 포커스경북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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