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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마을회관 보관 마스크 5만개 지금 사용할 때

기사승인 2020.03.04  18:3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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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전국이 코로나19 사태로 난리도 아니다.

국민들은 마스크 구입을 위해 약국이나 우체국 등을 찾아가 몇 시간씩 줄을 서 보기도 하지만 물량이 부족해 헛걸음을 할 때가 한두 번이 아닌 것.

이러한 현상은 울진도 마찬가지. 그런데 울진에 기가 막히는 반전이 있다. 마스크가, 그것도 최상품이 마을회관에 한가득 보관돼 있기 때문이다.

 

◆마을회관에 보관된 마스크

울진은 참으로 운이 좋은 곳이다.

대구 경북이 코로나로 난리가 났지만 아직 울진은 단 한 명의 감염자도 없는 청정지역이다.

그런데 더 운이 좋은 것은 마을회관에 울진 인구보다 더 많은 5만 개나 되는 특급마스크 마스크가 보관돼 있다는 사실이다.

이 마스크는 원자력의 방사능 유출에 대비한 것으로 최상의 품질을 자랑한다.

여기에다 더더욱 운이 좋은 것은 마스크뿐만 아니라 감염병 발생시 의사들이 사용하는 전신을 감싸는 방호복과 덧신, 장갑도 2개씩이나 들어있다. 심지어 고글까지 풀세트다. 유사시엔 정말 요긴하게 사용할 수 있는 장비들이다.

 

◆2012년 후쿠시마 사태 후 사둔 장비

그럼 이 장비는 어디서 났을까?

2012년 일본 후쿠시마 원전의 방사능 유출 사건을 기억할 것이다. 이때 경북도의원으로 활동하던 필자가 ‘남의 나라 일만은 아니다. 원전이 있는 우리도 유사시 주민안전을 위해 대비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경북도에 강하게 건의했다. 다행히 이 제안이 수용돼 원자력이 있는 울진군과 경주시가 이 장비를 구입했고, 이 때 경북도가 적잖은 예산을 지원했다. 도의원 당시 원전 안전에 관한 다양한 제안으로 TV 등 각종 매스컴에도 자주 출연했었는데 그때의 기억이 새롭기만 하다.

 

◆선견지명 있는 울진군

울진군이 선견지명이 있어서 일까?

이 장비를 구입한지 8년이 다 되도록 아직까지 단 한 번도 사용하지 않고 마을회관에 고스란히 보관해 놓고 있는 상태다.

솔직히 나는 평소 이 부분이 불만이었다. 왜 장비를 주민들에게 나눠 주지 않고 마을회관에 전시용처럼 보관만 할까? 왜 원자력 모의훈련을 할 때 실전처럼 주민들에게 사용법을 알려주지 않는 걸까? 등등.

그런데 지금 코로나 사태를 맞고 보니 그때 가졌던 울진군 행정에 대한 불만이 고스란히 고마움으로 다가오는 이유는 왜일까?

◆보관용 마스크 지금 사용할 때

후쿠시마 사태가 터졌을 때 경북도에 주민보호용 장비 구매를 과감히 제안했던 것처럼 나는 지금 다시 제안해 본다.

마을회관에 보관하고 있는 이 마스크를 지금 사용할 때라고.

보통 일반 마스크의 유통 기한은 3년.

하지만 울진군이 보관하고 있는 것은 고급형이라서 변형이 없는 한 별도의 유통기간을 제한하지 않는다는 게 제작회사인 유한킴벌리 관계자의 말이다.

하지만 사람의 생명이 그러하듯 아무리 좋은 물건도 사용 기한이 무한대일 수는 없지 않은가?

마스크를 구입한 지 벌써 8년이나 됐다. 솔직히 8년이란 세월은 적지 않은 시간이다. 어쩌면 지금 사용하지 않고 그냥 보관만 해두었다가는 머지않아 못 쓰게 돼 그냥 폐기처분 해야 할 상황이 올지도 모른다. 그냥 버리게 된다면 너무 아깝지 않을까.

혹자들은 말한다. 이 마스크가 원전 사고 대비용인 것 만큼 그 때 사용해야 한다고. 하지만 지금 코로나 사태도 만만히 볼 상대(?)가 아닌데다 8년이란 세월이 흘렀기에 용도 폐기 전에 사용하자는 것이다. 

또 이참에 우리 주민들에게 원전 사고가 났을 때를 대비한 실전 같은 교육도 한번 시켜봄이 어떨까? 방호복은 어떻게 입고, 고글은 어떻게 쓰고...등등

◆사용가능 여부와 성능은?

KF80, KF94, KF99...

암호 같은 이 문구는 마스크의 종류다. KF가 매겨진 마스크는 식약처가 미세먼지 차단 등의 효과를 보장한다는 제품을 뜻한다.

KF80은 포집률 80% 이상을 말한다. 분진포집효율은 먼지를 얼마나 걸러내는지 실험한 결과에 따른 수치다. 때문에 수치가 높을수록 먼지를 잘 걸러낸다는 의미다.

각각의 장단점은 있다. 수치가 낮은 것은 단가가 저렴하고 숨을 쉬기 가벼운 반면 수치가 높은 것은 상대적으로 단가가 높고 다소 무거운 점이 불편하다.

 

그럼 울진군 보관용 특급 마스크 903L의 성능은 어떤가?

제작회사인 유한킴벌리에 4일 물어봤더니 최고급 상품이란다. 앞에서 언급한 것처럼 이 마스크는 방진용으로 제작되었기에 국내 시판되고 있는 마스크 중에는 최상위 등급이라는 것이다.

다만 일반 마스크보다 무게가 다소 나가 불편할 수는 있다. 하지만 우리 주민들이 이점을 감안하고서라도 보급을 원한다면 이번 코로나 사태 때 사용함이 어떨까 조심스레 제안을 해 본다.

 

경주는 어떻게 했나?

경주시가 본지를 읽었을까?

도내에서 울진군과 함게 경북도로부터 지원을 받았던 경주시는 지난 7일과 12일, 그리고 13일 이렇게 세차례에 걸쳐 마스크, 장갑, 고글, 덧신, 방호복 등이 든 셋트 2만5천개를 구미시와 대구시, 경산, 청도에 기부를 했다고 한다.

경주신ㄴ 2012년 당시 5만8천 세트의 장비를 구매했었다. 

주 공급 대상은 코로나 현장 최일선에서 고생하는 의료진들.

박대선 경주시 원전방재팀장은 "어료움을 겪고 있는 분들과 고통을 함께 분담하자는 의미에서 시장님이 결단을 내렸고 마스크는 필터교체용으로 최고급품인 것으로 안다"면서 "경주시는 원전세로 5년에 한번씩 방사능 방재장비 등을 교체해 오고 있다" 고 했다.

 

황이주 kga8316@hanmail.net

<저작권자 © 포커스경북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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