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울진의료원 간부, 이러한 사실도 모르고 행감나와
'울진군의료원은 군민을 위한 의료기관인가?'
19일 울진군의회 행정사무감사(이하 행감)를 지켜본 한 주민의 입에서 터져 나온 탄성이다.
이날 울진군의회 행감의 하이라이트는 70대 경비원 사망 사건.
의료원 핵심 간부들을 대상으로 ‘이 사건에 대해 알고 있느냐’는 한 군의원의 질문에 의료원 관계자는 “잘 모른다. 추후 (알아보고)보고 하겠다”고 답변했다.
울진소방서와 경찰서 관계자 등을 대상으로 본지가 취재한 결과 이 사건은 3일에 발생했다.
울진의 한 아파트 경비원으로 일하던 몸 상태가 안 좋았던 70대 방 모씨는 이날 오전 아들의 신고로 긴급 출동한 울진소방서 구급 차량에 의해 울진군의료원 응급실 앞까지 실려 갔다.
하지만 울진의료원 측은 소방서 직원들로부터 ‘환자의 체온이 39도까지 나왔다’는 말에 ‘울진의료원은 안심병원인 만큼 (코로나 의심환자를) 응급실에서 진료를 할 수 없다’라고 말했고, 이에 소방서 직원들은 환자를 응급실로 후송하지 못한채 차에 태우고 있었다고 한다.
소방서 직원들의 계속되는 부탁에 의료진은 의료원 선별진료소 앞에 정차돼 있던 차량으로 와서 환자를 살펴보고는 ‘큰 병원으로 후송하라’고 했다는 것.
이에 소방서 직원들은 울진주민들이 평소 많이 찾는 강릉의 모 병원으로 후송시킬 생각으로 차를 강원도로 몰았다.
한 20~30분쯤 달렸을까?
어렵게 통화된 강릉의 모 병원 관계자로부터는 ‘고열이 있는 환자는 (코로나 의심환자이기에) 받을 수 없다. 경북 환자는 경북에서 해결하라’는 매몰찬 답변을 들었다.
그러는 사이 환자는 심정지 현상을 보였고, 위급 상황에 몰리자 소방서 직원들은 ‘응급환자의 경우 가장 가까운 병원으로 후송할 수 있다’는 규정에 따라 심폐소생술 등의 조치를 취하면서 차를 다시 울진의료원으로 돌렸다.
다시 20~30분 가량 달려 울진의료원에 도착해 의료진에게 환자를 인계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애석하게도 70대 경비원은 끝내 숨을 거뒀다.
의료원 측에서 19일 본지의 취재에 응하지 않아 당시 상황과 사망 원인을 정확하게 알 수는 없지만 울진경찰서가 현재 이 사건을 수사하고 있다.
경찰 측에 따르면 지난 2일 오후 방씨가 울진지역 모 아파트 경비원으로 근무하던 도중 지역 주민과 실랑이가 좀 있었고, 그로 인해 넘어지면서 머리를 다친 일이 있다는 것. 경찰 측은 이것을 주요한 사인으로 보고 현재 수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만약 방 씨의 사인이 머리를 다친 것이 주 원인으로 밝혀진다면 문제는 당시 ‘몸에 열이 많이 난다’는 이유로 응급 차량에 실려 온 환자의 병원 출입을 거부하는 듯한 모습을 취한 의료원의 판단이 과연 정당했는가 하는 부분이다.
사정이 이런데도 군민들의 생명을 다루는 기관인 울진군의료원이 울진군의회 행감에 원장이나 의료진을 한 명도 출석시키지 않은 채 행정직들만 내보내는 것 또한 합당한 처사인가 하는 것이다.
그것도 일정 부분 환자에 대한 진료를 거부하는 듯한 모습도 있었고, 또 끝내 사망에 이른 사건임에도 의료원의 핵심 간부들이 이러한 사실을 모르고 있었다는 사실은 너무도 실망스럽다는 의견이 많다.
행감을 지켜본 한 주민은 “환자의 응급처치에 대한 부분이 적절했느냐 하는 부분은 정말 중요하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반드시 밝혀져야 한다”라고 했다.
이 주민은 “불과 며칠 전에 발생한, 그것도 사망사고에 대해 의료원 핵심 간부들이 제대로 숙지하지 않고 군의회 행감장에 나온 의료원의 안일한 태도에 분노가 치밀어 오른다”면서 “울진군민들이 저런 기관에 막대한 군비를 줘 가면서 생명을 맡겨 두고 있다는 사실이 놀라울 뿐”이라고 했다.
@본지 기자가 사실 확인을 위해 19일 오후 울진군의료원을 찾아 갔으나 의료원 측이 출입 자체를 통제해 의료원 측 입장을 듣지 못했음을 밝힙니다.
황이주 기자
황이주 kga8316@hanmail.net